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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만화

FRONT MISSION Dog Life & Dog Style 1권

※ 이 글은 자그니님을 통해 출판사(학산문화사)에서 진행한 리뷰 이벤트로 작성하는 글입니다. ※

[프론트 미션 도그 라이프 앤드 도그 스타일]이라고 쓰는게 나았을까요. 전 게임 콘솔이라고는 반년 정도 썼던 (그것도 멀쩡한 기간보다 고장난 기간이 길었던) PSP가 전부라 프론트 미션은 이름만 들어봤습니다. 작화가 이태행님의 문하생 출신인 한국인이라는 것도 리뷰를 쓰기 위해 관련 텍스트를 읽고서야 알았죠. 어느 잡지에 연재되고 얼마나 나왔는지에 대한 건 더더욱 몰라요. 따라서 이 책의 배경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책 이야기로 바로 넘어가죠.

사실 그래도 별 상관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건 메카닉 만화라기보다는 전쟁 만화니까요. 그리고 초점은 그 전쟁 안에서의 사람에 맞춰져 있습니다. 작품 안에서 제시하는 배경만 파악하면 전쟁과 사람은 바뀔 것이 없겠죠. 지금의 전쟁과 과거의 전쟁이 무기의 종류가 바뀌었다는 것을 빼면 모습이 겹치는 것처럼 보여주는 것처럼 미래의 전쟁도 그럴겁니다. 그리고 그 안의 사람 역시요. 그래서 이야기는 더 잔인하고 참혹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일부러일까요, 설정의 헛점일까요. 겹치는 정도가 아니라 작품 안에서의 전쟁은 미래의 전쟁이라기보다는 무기의 겉모습과 번처(로봇 병기)라는 차이만 있는 현대전입니다. 미래와 로봇 병기라는 설정보다는 설득력을 가지는 전쟁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였을까요. 하지만 이러한 '현대적인' 모습은 자꾸만 제가 작품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21세기말(2090년)에 윈도우 XP와 21세기초 개념의 전자제품(휴대폰,PC 등)과 소품들이 돌아다니는 것 말이죠.

세계 2강을 각각 등에 업은 채 휴전 상태인 분단 국가의 대립과 전쟁이라는 세계관은 20세기 후반의 세계 각지의 화약고를, 그리고 작품에 등장하는 현대적인 무기와 방공체계는 그 중에서도 현대까지 그것이 이어져온 한반도를 연상하게 됩니다. 그러한 것 때문에 어쩌면 일본의 독자와 한국의 독자, 특히 전방 경험이 있는 예비역 독자가 이 작품을 접하고 받는 것에는 꽤 차이가 있지 않을까합니다. 아무리 감수성을 발휘해도 전쟁과 떨어져 살고 있는 입장에서는 이 작품 역시 "화면 너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불과할테니까요. 아니면 전쟁을 '아는' 사람에게는 이 작품도 결국 화면 바깥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로 읽힐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저널리스트 이누즈카 켄이치의 전쟁 취재라는 흐름을 가지고 있지만 각각의 에피소드(1권에서는 2개의 에피소드)가 독립적인 옴니버스 구성입니다. '별로 재미는 없는데 손을 못 놓겠어'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겠군요. ^^;;; 잔혹한 표현(그림적인 것뿐 아니라 내용적으로)에 거부감이 없고 프론트 미션이나 전쟁 소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볼만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격이 7000원이라는게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요새 이 판형(A5)으로 나오는 만화책 중에서는 비싼 편이 아니네요.

전쟁물을 그렇게까지 선호하지 않는 제 취향 때문인지, 옴니버스의 구성 때문인지 모르지만 이런저런 데에 선정이 되었다는 이 만화는 저에게는 별로 후속권을 보고 싶은 충분히 끌리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프론트 미션의 팬인 것도 아니니 제 감상은 여기에서 멈추게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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