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想/불교/종교

종교와 신앙

이 카테고리를 유지하려면 언젠가 한 번 짚어둘 필요가 있어서 지금 짤막하게 적어두려고 합니다. 제목 그대로 종교와 신앙의 구분에 대해서 말이죠.

이번 블로그에서는 카테고리에 글이 하나 밖에 없었지만 이전부터 종교와 신앙이라는 두 용어를 가급적이면 분리해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둘을 합쳐서 부를 필요가 있을 때에는 종교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요.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구분하여 쓰고 있었는데 의외로 사람마다 종교와 신앙을 구분하는 기준이 다르더군요. 게다가 최근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Religulous(2008)]라던가 인터넷에 가끔 핫이슈가 되는 반기독교 정서라던가에서는 종교라는 단어 자체가 [아브라함의 후손(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만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고요. 그쪽 사람들이야 아는 종교가 그것 뿐이거나 그 종교가 기본값(default)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해도, 저는 어쨌든 한국인에 (나이롱) 불교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표현해서 종교는 삶이 세상을 대할 때 지향해야할 것에 대한 가르침, 신앙은 인간이 초월적 존재를 대하는 자세입니다. 중첩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광의적 종교에서 신앙을 뺀 나머지가 협의적 종교입니다. 아직 모호하려나요.

기본값을 존중해서 모세의 십계명을 예로 말하자면, 첫번째 계명부터 네번째 계명까지(로마 카톨릭은 첫번째부터 세번째까지)는 신앙이고 그 이후는 종교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친숙한 예로서는 무속과 점술은 종교가 배제된 신앙만으로 이루어진 종교입니다. 유교는 반대로 신앙의 비중을 최소화시킨 종교가 되겠죠. 불교도 원래는 신앙이 없습니다.

이것이 일반적인 구분법인지는 인터넷 검색으로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이 블로그에서 신앙과 종교를 구분하여 적을 때는 이러한 구분법을 사용한다는 것을 참고해주세요.